[칼럼]확률형 뽑기 게임은 언제까지 유행할 것인가

무료라는 단어는 굉장히 사람을 매료 시킨다. 돈을 벌어야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료가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이 ‘무료’라는 두 글자는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우리나라 게임 산업은 예전부터 이 무료라는 것에 진절머리 날 정도로 당해왔다. ‘게임에 왜 돈을 쓰냐?’ 라는 이야기가 나온 시점부터, 게임은 돈을 내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전제가 머릿속에 이미 깔려있는 것이다.

 

어째서 돈을 벌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게임은 ‘무료’ 로 제공해야 되는 제품이 되었나. 그 시작은 오락실에서 PC로 게임 산업이 이동 하던 시절이었다. 인터넷 보급률이 가장 높았던 우리나라는 PC 게임의 성장과 더불어 이러한 게임들을 무료로 공유하는 P2P들이 판을 치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프루나와 당나귀를 들 수 있겠다. 그 당시를 살았던 게이머들 중에서 iso, lcd로 된 파일을 툴을 이용하여 무료로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형태가 계속되자 국내 게임 산업이 몰락하기 시작했다. 열심히 게임을 만들어도 그에 따른 인기만 있을 뿐, 수익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CD게임을 만들던 대부분의 유명한 회사들은 이러한 사태 때문에 대부분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임을 돈을 내고 사는 사람은 정보를 모르는 뒤떨어지는 것들.’ 라는 생각이 사람들 머릿속에 인식이 되어 갈 때 쯤, 이러한 상황에서 구원 투수로 등장한 것은 온라인 게임이었다.

 

온라인 게임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무료로 제공하고 부분적인 유료 시스템을 채용하여 이러한 아이템을 소비자들이 구매하게 함으로써 수익을 얻어가는 구조였다. 여기까지만 해도 캐시 아이템은 게임 플레이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저 외형을 커스텀 하는 등에 그쳤다. 즉, 이 당시의 캐시 아이템은 어느 정도의 수익이 있었지만 부가적인 장치라는 이미지 때문에 그렇게 많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캐시를 이용한 게임 아이템은 게임 플레이 자체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스텟을 올려주는 아이템이라든지 이동을 빠르게 한다든지, 캐시 아이템이 없으면 게임 플레이 자체의 재미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부분 유료화의 문제점은 여기서부터 들어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왜 현질을 하는 사람과 안하는 사람이 차이가 있냐는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전제 자체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회사인 이상 수익을 거두려면 당연히 소비자들에게 돈을 벌어야 한다. 이 것이 게임이나 여러 콘텐츠들이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등장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질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를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던 회사들의 수익성을 위한 서비스인 것이다. 결국 이 문제점 역시 사람들의 ‘게임은 무료’ 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뜻한다.

이렇게 형성된 사람들의 생각은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당장 구글 스토어의 다운로드 수를 확인해보자. 유료 앱과 무료 앱의 설치 다운로드 수는 많게는 몇 천배를 상회한다. 사람들의 인식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되자 제작사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는데 이 시스템이 그 악명 높은 랜덤박스의 등장이다. 이 랜덤박스는 캐시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인 박스를 까면 일정한 확률로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소비재이다. 이 소비재의 문제점은 말할 것도 없이 굉장히 많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게임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수익이 높은 게임이라는 점이다. 수익이 높다는 말은 당연히 이 소비재를 이용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뜻한다. 게임사는 당연히 이 시스템으로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이 악명 높은 랜덤박스가 사라지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게임은 하나의 가치를 가진 문화적 콘텐츠’ 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 이후에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게이머들에게 정당한 가치를 평가 받기 시작하면 이 랜덤박스는 알아서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