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 게임사에 길이 남을 손실액을 기록한 대전쟁 B-R5RB

게임 이야기/게임의 문화
2017. 4. 12. 18:10

저번에 바츠 해방 전쟁을 소개해드렸었는데 해외에도 이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손실액을 기록한 이브 온라인의 B-R5RB를 소개 해드리겠습니다.

이브 온라인은 단일 서버로 운영되는 게임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엄청난 스케일을 가진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세계관에는 3가지의 지역이 존재합니다. 하이 시큐리티, 로우 시큐리티, 널 섹

하이 시큐리티 지역은 제국이 직접 통지하는 곳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을 말합니다. 그 곳에는 경찰이라고 볼 수 있는 콩고드가 존재하여 다른 유저들에게 PK를 가하는 것을 어느 정도 제제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우 시큐리티 지역은 제국이 간접적으로 통치하는 곳으로, 이 곳에는 콩고드가 나오지 않아 온갖 배신과 해적질이 난무한 곳입니다.

마지막 널 섹은 유저들이 제국으로부터 자치권을 인정받아 통치를 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의 경우 자치권을 인정받게 되면 엄청난 이득이 있기 때문에 여러 연합들이 이 지역들을 차지하기 위해 전투를 치룹니다.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한 연합은 자치권을 가진 연합에게 일정한 돈을 주며 해당 지역에서 거주 할 수 있는 렌터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게임 내 없는 기능 임에도 불구하고 지켜지고 있는 기능입니다.)

아무튼 오래된 게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브 온라인에는 거대한 세력들이 많이 존재했습니다. 그 중에서 N3PL연합이라고 하는 거대한 연합이 존재했습니다. 이 N3PL 연합이 다스리고 있는 지역 중에서 B-R5RB 성계는 이들의 자치권 중에 최남단에 위치한 장소로 가장 중요한 요충지였습니다. 이 장소의 중요성을 알고 있던 N3PL 연합도 이곳에 물자와 주요 병력들을 많이 배치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황당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브 온라인에는 성계의 자치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재산세를 내야하는데, 당시 성계의 관리자가 이 재산세를 내는 것을 깜빡하여 N3PL 연합의 중요 거충지인 B-R5RB가 순식간에 소유권이 사라져버립니다.

주인 없는 상태에 놓인 21시간 동안, 게임 역사상 가장 큰 전쟁이 발발합니다.

평소 N3PL 연합과 러시아 연합은 대표적인 숙적이었습니다. 러시아 연합은 이들이 이러한 상황에 놓인 것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N3PL 연합이 B-R5RB를 수복하기 위해 영토 확장 준비가 한창일 때 러시아 연합은 중요 스테이션을 차지해 가며 N3PL의 전력 보충 수단을 차단해버렸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N3PL 연합은 대규모 병력을 끌어 모아 러시아 연합에 대응합니다. 하지만 중요 스테이션에 의해 보급 수단이 많이 떨어진 상황의 N3PL 연합은 천천히 밀리게 되며, 이후 미국 유저들의 활동 시간이 되면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합니다.

미국 유저들은 러시안 연합 쪽에 더 많은 유저들이 포진해 있어 N3PL 연합은 속수무책으로 밀리게 되며, 퇴각을 명령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N3PL에 속해있던 스파이들이 이러한 정보를 받아 비싼 함대인 타이탄 함대의 항로를 막아가며 대응합니다.

이러한 위기를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정기점검이었습니다. 이브온라인은 매일 정기점검이 있는데 이 정기점검 때문에 전쟁을 치르던 대규모 인원들은 모두 서버 종료를 할 수 밖에 없었죠.

이후, N3PL 연합은 북부로 돌아간다고 하며 해당 지역을 내주게 됩니다.

이 전쟁의 스케일에 감명을 받은 게임 개발사인 CCP는 데이터를 유저들에게 공개 합니다.

55개 얼라이언스에서 7548명의 유저가 참여하였고 대형 함선인 타이탄은 N3PL에서 59대, 러시아 연합은 16대 파괴되었고, 이외에도 사용된 여러 가지 전쟁물자 들이 공개 되었습니다. 여기서 사용된 둠스데이라는 최고급 기술은 이날 하루에 소모된 량이 지난 2년 동안 전체 사용량의 20%를 넘기는 기염을 토합니다.